화성을 따라 세워진 시설은 48개였다. 그중에서도 공심돈은 군사적 특성을 잘 보여주는 건물이다. 공심돈은 적을 감시하기 위해 높은 지대에 세워졌고 감시탑과 비슷하지만 감시탑보다 웅장한 외모를 지니고 있다. 화성에는 동북공심돈, 북서공심돈, 남부공심돈이 있었지만 남아 있는 남공심돈이 없다. 그중에서도 가장 독특하고 아름다운 건물은 동북공심돈이다. 동북공심돈은 벽돌을 하나씩 쌓아 만든 원통형 건물이다. 동북공심돈은 내부가 더 독특하다. 바닥부터 누각까지 나선형 계단이 설치되어 있고 방은 여러 층으로 나뉜다. 또한 각 층에는 적을 감시하고 화살이나 총을 쏠 수 있는 작은 구멍이 있다. 공심돈에서는 군인들이 24시간 상주하며 주변을 감시했다. 화성에서 가장 높은 산인 팔달산 정상에는 장군이 병사들에게 명령한 곳..
화성은 모두 11개의 문이 있다. 화성의 사대문인 장안문, 팔달문, 창룡문, 화서문, 5개의 탄약문이 있고, 지나가는 물의 문인 북수문과 남수문이 있다. 11개의 문마다 특징이 뚜렷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것이 장안문이다. 장안문은 임금이 거처하던 북쪽 한양 쪽으로 축조된 화성의 정문이다. 화성으로 들어가는 가장 크고 화려한 출입구다. 2층 누각은 높은 성의 입구에 세워졌다. 화성의 상징인 장안문은 입구가면서도 치밀하게 설계된 군사시설이다. 장안문 밖에는 반원형의 성벽인 옹성이 세워져 있다. 옹성은 장안문을 적으로부터 보호하고, 동시에 장안문 앞으로 들어오는 적군을 에워싸고 공격하는 군사시설이다. 옹성 입구 위에는 적이 문을 쏠 경우를 대비해 물을 저장하는 오성지라는 큰 구멍이 다섯 개 있다. 장안문..
화성 건설의 놀라운 점 중 하나는 화성 건설 중에 일어났던 모든 일을 완벽하게 기록한다는 것이다. 준비과정부터 사업완료까지 수많은 서적과 보고서가 작성됐고, 화성만이 도시건설에 대한 이 같은 세부 자료가 남아 있는 곳이다. 화성 건설에 대한 첫 기록은 정약용이 도시 계획을 기록한 '성설'이다. 이밖에도 화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화성일기'와 '화성역 달달함'도 있다. 성곽과 성곽을 쌓는 전 과정을 담은 책을 '화성의 궤간'이라고 한다. 《화성산성곽길》에는 화성의 건설 기간, 건축에 동원된 인원수, 사용된 자재, 건축 방법 등이 기록되어 있다. '화성의 달달함'에 따르면 2년 9개월 만에 광대한 성곽도시가 완성된 것은 건설계획을 치밀하게 짜고 새로운 장비와 기술이 도입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도르래 크레인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