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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은 동서양의 요새도시들을 결합해 만들었지만 중국이나 유럽에 건설된 도시와는 많이 다르다. 가장 눈에 띄는 차이점은 주어진 자연환경을 이용해 성을 쌓았다는 점이다.


자연이 부여한 지형은 다른 어떤 건물보다 튼튼해 쉽게 파괴될 수 없다. 정약용은 화성을 설계할 때 이런 점을 먼저 고려했다. 화성은 지형을 따라 자연적인 모양을 하고 있어 견고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얼핏 보면 화성은 계획된 도시가 아니라 자연 그대로의 도시인 것 같다. 언덕을 따라 성곽을 쌓았기 때문이다. 성곽의 높이도 다르다. 주변 지역에 비해 능선을 따라 난 벽은 높이가 낮고, 주변보다 낮은 곳은 벽이 상대적으로 높다.


화성의 성곽과 그 주변에 세워진 모든 시설도 지형을 최대한 활용해 축조했다. 화성에는 총 48개의 다른 시설이 있었다(지금은 7개가 사라졌고 41개만 남았다). 출입문뿐 아니라 공안금, 주요 도로, 출입문 인근 포병기지, 적대시설까지 모두 자연을 활용한 군사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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